이해하지는 못하더라도.
저는 소꿉친구란 끝까지 함께할 수 있는 관계와, 결국 틀어질 수밖에 없는 관계 두 가지로 나뉜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나기와 히비키는 어떤 관계가 될 수 있을까요? 아직 서사가 모두 쌓이지 않았다고 하셔서 즐거운 마음으로 생각을 시작해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두 사람은 동등한 위치에서 나란히 걷는 관계보다는, 한쪽이 우위를 잡는 불평등한 관계가 될 가능성이 클 거 같아요.
히비키는 인외적 존재가 되려다 실패했지만 그럼에도 인간을 뛰어넘는 문턱을 밟을뻔하기도 했고, 프리파라 세상에 매우 큰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나기가 그 사실을 탐탁지 않아 한다는 것이 두사람 사이에서 꽤 큰 걸림돌이 되어줄 거 같네요.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자신의 앞에 걸림돌이라고는 없는 삶을 살아왔을 나기에게 갑자기 나타난 프리파라라는 시련은 어떤 느낌일까요? 저는 나기가 꽤 오만한 사람이라고 느껴지는데, 나기는 자신이 생각하는 수준에 맞지 않는 것들은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사는 거 같아요. 그런 부분이 히비키에게는 벽으로 느껴지지 않을까 싶네요. 그런데 또 히비키가 나기의 그런 모습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닐 거 같아요. 어쩌면 나도 저렇게 살았을지도 모르겠다고 나기를 보며 자신을 투영해 볼수도 있지 않을까… 게다가 나기는 자신과 미래를 약속하기도 한, 그리고 부모의 실종이라는 시련을 겪기 전 자신만을 기억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애틋한 마음도 지니게 될 거 같아요. 자신의 소식을 듣고 이전의 친구들처럼 멀어지기는커녕 자신을 찾아온 소꿉친구. 물론 이제야 찾아온 친구에게 서운함을 느껴 거리를 둘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나기라면 부모님이 실종되었을 때 다른 사람들처럼 자신을 모른 채 하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도 하게 될 거 같네요. 그렇게 시간이 지나다 보면 점점 나기에게 품었던 서운한 감정이 줄어들기도 할 거 같아요. 그러면 소꿉친구라는 희소성, 그리고 나기는 자신의 편일 거라는 생각에 점점 나기에게 약해지는 자신을 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나기가 프리파라 세상에 대한 부정적인 발언을 해도 나기가 잘 몰라서 그러는 거야, 이 세상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되면 나기도 프리파라 세상을 좋아하게 되겠지. 이런 느낌으로요. 그러다 보면 결국 두 사람 중 약자가 되는 쪽은 히비키가 되겠네요.
저는 언젠가 프리파라 세상에 대해 떠드는 히비키에게 더 화려하고 좋은 걸 알려주겠다며 극을 보여주는 나기가 보고 싶어요… 프리파라 세상 속 무대와 의상들, 조명이 없어도. 공원과 달빛, 그리고 가벼운 의상으로도 빛나는 나기를 보며 히비키가 눈을 떼지 못하면좋겠네요… 그런데 나기가 보여주는 짧은 극이 끝나고, 이곳에서도 이렇게 반짝거린다면 프리파라 세상에선 어떨까(ㅋㅋ) 하는 생각을 갖게 되는 거죠… 프리파라 세상에서 나기와 함께 스테이지에 오른다면… 그런 히비키의 생각에 나기가 반발심이 일어 절대 그럴 일은 없을 거라고 못 박는 모습이 떠오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