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를 통한다면 그 누구의 모습이라도 변할 수 있다고 느꼈다. 그렇게 수많은 이의 눈앞에 서서, 그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끝없이 다양한 자신을 연기함으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결국 제 약속을 오로지 집중하지 못한 것 또한 그 탓일 터이다. 적어도 어딘가의 이면을 바라볼 수 없을 정도로 치기 어렸었기 때문에.
하지만 지금에서야 천천히 발을 옮기기 시작하는 것도 순전히 그 덕분이어서, 지금까지 수없이 쌓아온 자신을 뒤로하여 진짜의 자신이, 그의 손을 붙잡으라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닿을 듯 아슬한 것은 마치 손안에서 온기를 나눌 수 있었던 이전과는 전혀 다른 온도를 띠고 있어, 비어버린 마음 안에 다시금 당신의 손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조차 어색할 뿐이다.
무대에 서는 캐릭터를 좋아합니다... 그리하여 노션에 있던 설정 중, 나기의 바다 괴물<과 관련된 설정이 끌려 단문에 차용하였습니다. 가면을 쓰는 대신 자신을 버리라는 말과 진심을 주지 말라는 말은 어찌보면 배역과 자신을 일치하여 단일시킨다는 연기의 방법을 표현하는 것처럼 보여... 그런 나기를 생각하며 첫번째 문단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히비키에게 집착하는 나기의 모습은 어떠한 배역이 아닌 순전히 그의 모습일 것이기에... 처음 겪어보는 감정과 일들에는 조금 어색하다는 말이 있듯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관계가 오히려 그에겐 당연한 것이라 여기고 싶었습니다.
해석은 읽는 이에 따라 천차만별로 갈릴 수 있는 부분이니 참고만 해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신청 감사합니다 UU